베트남 법인에 파견된지 3년차 법인장(?) 권한대행일지
본 업무일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작성되었으며 개인 또는 지역별 차이가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P.001]
설연휴, 베트남 사람들에게 그 의미와 그들이 원하는 것들. 아마 많은 한국 기업들이 매년 설 연휴가 다가오기전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할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여러 날들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색다른 문화들이 충격과 다름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 있지만 이번이 3번째인 설 연휴는 나에게 더더욱 많은 고민거리를 가져다 주었다.
여느 해외 진출회사들과 같이 우리 회사도 정착기에 있고, 많은 돈들이 투자되고 있으며 그에따른 재무적인 어려움이 사소한 부분들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이익을 봤거나 혹은 그만한 성과가 있었던 회사들은 이 시기에 별 걱정없이 (?) 혹은 걱정은 있지만 판단에 조금은 수월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베트남 설 연휴는 "13월 급여", "연차 보상급여", "성과급", "돈봉투" 와 같은 직원들의 권리(?)와 같은 요구가 있기때문이다.
먼저 13월 급여(13th month Salary)란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일종의 성과급과 유사한 급여를 지급하는 관례와 같은 내용이다. 노동법에는 명시되어있지 않은 급여제도로 한국 기업뿐 아니라 대부분 베트남기업들이 지급하고 있는 급여로 약 1달치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계산 방법은 기업의 내부 규정에 따라 지급을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1년 총 근무 개월수를 기준으로 기본급여를 나누어 지급한다. 1년을 모두 채운 직원에 대해서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본급 /12month x 근무개월수 = 13월 급여
해당 기준에 대해서 규정을 정하고 규정에 따라 지급하고 있는 3년차인 지금도 기존 직원들과 새로이 입사한 직원들의 문의와 항의성요청이 계속되고 있다. 이유는 기본급이라는 부분이다. 특히 우리회사의 경우 사무실 직원의 기준으로 가장 낮은 급여를 받고 있는 직원이 월 900만동(약 45만원)으로 Zone 1에 해당하는 우리 지역의 최저급여인 442만동(약22만원)의 200%정도이다. 최저급여로 구인할 경우 회사에서 구할 수 있는 인력은 전무하다. 우리회사가 위치한 바리아 붕따우성의 경우 800만동이하의 일반 사무직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외국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어렵다.
그리고 해외수출을 100%하고 있는 우리회사의 경우 영어가 거의 기본적으로 요구되기에 사무직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편에 속한다. 그래서 1700만동(약85만원)이상의 직원의 경우 기본급 비율이 일반적인 80% 비율에서 많게는 60%까지 내려간다. 이러하다보니 타 업체와 비교하여 기본급 비율이 낮은 편이다.
그렇다보니 해당 직원들은 평시급여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이 없지만 13월 급여에 대해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사실 평상시에 타사에 비해 많이주고 있기에 이에대한 불만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것은 나만 느끼는것이 아니다. 생산과 품질부서장을 담당하고 있는 다른 한국인 관리자도 이에대해 이해를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최대한 평상시에 초점을 맞추어 최대한 많은 편의를 제공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불만들이 튀어나오면 허무함을 느끼는것은 어쩔 수 없다.
심지어 올해의 경우 지난해 원자재가격 급등과 코로나로 인한 경영어려움까지 더해져 재무적인 지표가 별로 좋지않기때문에 더더욱 민감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일부 직원들의 선동으로 사내 노동자회의까지 열려 13월급여와 보너스 그리고 연휴, 설전 급여 지급등과 같은 요청을 바탕으로 파업을 암시할 수있는 노동자 회의록을 받았다 보니 더더욱 집행을 함에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성과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13월 급여와 기존급여일보다 약6일을 당겨 설전에 급여를 지급함으로 일부 회의록에 있는 내용을 협의하여 순탄하게 파업은 피해갈 수 있었다. 물론 보너스와 설 선물등 일부 내용을 들어 줄 수 없었다.
문제는, 지급 후 우리회사 공식 연휴가 끝이난 오늘 발생하였다.
베트남에 오기전에 베트남에 진출하여 기업을하고계시거나 파견 업무를 보고 계신 분들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그중에 근태가 좋지 못하다는 내용을 들었을때 2년동안 단 한번도 무단 결근 등을 하지 않아준 우리 직원들에게 조금의 자부심과 스스로 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월초 코로나 상황에서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퇴사한 설계팀장부터 시작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설연휴가 끝난 오늘 대부분의 직원들이 돌아와주었지만(?) 두명의 설계팀 직원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보고도 없이 결근을 하였다. 오후쯤 한직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관리부 직원이 해당 직원이 그냥 오늘까지 쉬고싶어 결근하였으며 내일부터 정상 출근을 한다고했다는 내용을 받았을때는 그때까지 들었던 코로나 감염이나 여러 요인들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면서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의 분노는 잘 느끼지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아주 개운하게(?) 사무실에서 분노를 표출했던거 같다.
나 또한 급여근로자이며 그들을 이해하지 못할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베트남에서의 나는 지극히 사측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 관리자로써 나의 목표와 그들의 목표는 다르다. 그렇기에 나는 사측으로 보여질 수도 그리고 사측이 맞을 수 있다. 나의 목표는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과 성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끔 한번씩 발목이 잡힐때마다 나는 과연 잘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특히 이러한 상황처럼 직원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강력하게 무언가 내지르지 못하는 외국회사 관리자의 상황이 내 의지를 많이 꺽어내린다.
이러한 상황들은 내가 있는 지역의 구인환경이 중공업에 맞지 않아 발생하는 요인이 크다. 중공업이 주요 산업이 아닌 지역에서 관련직종에 종사할 수 있는 직원들을 구해 운영하기는 쉽지 않기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시기처럼 퇴사자가 있는 부서에서의 단체 결근은 부서전체 손실로 이어지기때문에 쉽사리 강력한 징계조치를 모두에게 할 수 없는 부분도 매우 답답한 부분중에 하나다.
이제, 내일 출근하게될 해당 직원과 아직도 연락이 되지않는 남은 직원들로 업무에 공백이 생긴 한 부서를 어떻게 보완하고 운영해야할지 또 고민을하며 잠자리에 들어야한다. 과연.
글을 써내려가다보니 오랫동안 글을쓰지 않았던 것이 격하게 느껴진다.
문맥의 흐름에 정보를 담아내려가다보니 배경을 설명함에 있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가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들을 하나씩 보완하면서 다음 글을 준비해야겠다.
'베트남 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업무일지_006] 미루어진 일들이 나의 습관이 되는 무서움(미루는 습관 버리기) (0) | 2024.01.05 |
---|---|
[베트남 업무일지_005] 서류가 먼저? 제품이 먼저? (0) | 2024.01.05 |
[베트남 업무일지_004] 서명과 도장 그 늪에 빠지다. (0) | 2024.01.05 |
[베트남 업무일지_003] 나의 휴일은 언제? (2) | 2024.01.05 |
[베트남 업무일지_002] C.V.(Curriculum Vitae) 너희 들의 경력은... (0) | 2024.01.05 |